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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utsourcing Thinking](https://erikjohannes.no/posts/20260130-outsourcing-thinking)를 읽고 배운 것과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번역: [사고의 외주화](https://ykss.netlify.app/translation/2026/outsourcing-thinking))
읽으면서 정말 엄청나게 찔렸다.
생각해보면 요즘 개발에서도, 일상에서도 스스로 생각하지 않고 "해줘"라고 말하는 경우가 종종,,, 아니 꽤 많았다. '일정을 정리해줘', '일을 언제부터 언제까지 마무리하도록 태스크를 쪼개줘'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큰 덩어리의 작업을 한번에 작업하기 적당한 태스크 단위로 잘 쪼개서 하나씩 잘 수행하던 것은 바로 내가 잘한다고 생각했던 일이다. 내가 잘한다고 생각했던 것조차 AI에게 의존하고 있었다니 솔직히 좀 무기력해졌다.
글쓰기도 마찬가지. 나는 글쓰기를 꽤 좋아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가끔은 귀찮을 때가 있다. 서평을 쓸때가 대부분 그런데 그럴 때 마다 그냥 자연어로 와랄랄라 내 생각을 적은 다음에 '내가 지금까지 써온 문체로 서평 초안을 만들어줘'. 라고 요구한다. 그럼 꽤 그럴듯하게 나온다. 그럼 그거 그냥 복붙. 이게 내 서평이라고 할 수 있을까? 물론 내 생각이 담겨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글'이라고 하긴 좀 어려울 것이다. "단어가 곧 의미"라는 말이 특히 와닿았다. 내가 "개자식"이라고 표현한 걸 AI가 어떤 의도로든 "나쁜 놈"으로 바꾼다면 내가 처음에 의도했던 그 감정이 사라지고 그냥 무난한 비난이 된다. 글에서 말하는 '내 목소리를 지웠다'라는 것이 이 이야기인 것 같다.
개인 위키도 마찬가지. 사실 원래 계획은 내가 잊을 때마다 찾아서 읽어보고 기억하려는 목적이었지만, 요즘은 AI를 연결해서 '그거 뭐더라?' 하면 바로 '이겁니다' 하고 결과를 내뱉는 환경을 만드려고 했었다. 수많은 글들 안에서 이렇게 지식을 찾는 것이 번거롭다고 생각해서 그런 환경을 만드려고 했었던건데, 이 글을 읽다 보니 진짜 그 과정이 번거로운 과정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복잡한 위키 안을 찾으려고 뒤적거리면서 잊고 있었던 글들도 발견하고, 뭔가 글 체계가 이상한 것을 발견하고, 결국에 찾은 그 글을 찬찬히 다시 읽어 보면서 기록하던 당시의 기억과, 지식을 같이 떠올리는 것. 이 과정이 과연 단순히 '번거로운 작업'이라고 표현될 수 있냐는 것이다.
"미래에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복잡한 암묵적 지식을 쌓을 때."에 LLM 사용을 피해야 한다는 것도 좀 많이 공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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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경우라던가... 사랑하는 여자친구에 대한 마음조차도 LLM에게 의탁하고 있는게 진짜 그냥 웃어 넘길 이야기만은 아닌 것 같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작업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그 작업에 대한 실력을 끊임없이 쌓고, 그 자리 만큼은 AI에게 빼앗기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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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해서 초반에 읽다가 중단한 논문. 우리의 기억 뿐 아니라 외부에 저장해둔 것까지 우리의 마음의 일부라는 "확장된 마음 이론"을 다루고 있는 논문이다. 다 읽지는 못했지만 언젠가는 읽어볼 수 있도록 남겨둔다. => [확장된 마음 이론의 쟁점들 - 철학논집 : 논문 \| DBpia](https://www.dbpia.co.kr/journal/articleDetail?nodeId=NODE11394760)